아침에 라스베가스 사인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2017년도에 갔을 때는 셀카봉으로 사진을 찍었었는데 3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 아저씨가 사진을 찍어주고 약간의 팁을 받고 있었다. 예전에는 우리끼리 포즈 바꿔가며 여러 장 찍었었는데, 이번에는 그 아저씨가 서라는 포즈대로 몇 장 찍어주는 사진 외에는 더 찍을 수가 없었다. 한 번에 1~2불씩만 받아도 한 시간에 얼마를 버는 거야? 그런데 누구 하나 뭐랄 거 없이 thank you thank you 하며 팁을 주고 사진을 찍었다 다들 너무나 감사해하며 팁을 두둑이 주고 있었다. 내가 불만이 많은 것인가?
좀 아쉬운 부분이다. 우리가 팁을 주자 그 아저씨는 우리에게 중국어로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 당시에는 우리를 중국인으로 보는 것에 좀 예민했다. 대통령이 차이나 바이러스라는 말을 입에 담아서 아시안 혐오 분위기가 있었다.
라스베가스에서는 사인만을 보고 레드락 캐년으로 향했다.
워낙 쟁쟁한 캐년 들 사이에서 소외받은 듯한 레드락 캐년이지만 나름 둘러볼만하다. 레드락 캐년은 라스베가스와 가까워서 좋다. 라스베가스에서 멀리 가지 않고 자연을 느끼고 싶을 때는 강력 추천한다. 우리는 너무 센 아이들( 그랜드, 자이언, 브라이스)을 먼저 봐 버려서인지 레드락캐년에서 큰 감흥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처음에 레드락부터 봤다면 충분히 멋있는 경치였을 것이다.
레드락 캐년을 오전 관광으로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모하비 사막을 거쳐서 가기로 했다. 나는 사막하면 모래언덕만 생각했었는데 캘리포니아에서 다양한 사막이 있다고 알게 되는 것 같았다.
모하비 사막에는 조슈아 트리가 정말 많았다.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이 따로 있는 데도 여기가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인 것 같았다.
모하비 사막을 거쳐 오는 길에 저 멀리 모래언덕이 보였다.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사막... 신비로워 보이고 가까워 보여서 근처에 가보기로 했다. 구글 지도에 보니 켈쇼듄이라고 나온다.
더 접근해보았는데 비포장 도로가 나왔다. 비포장 도로를 조금 달리다가 포기하고 되돌아 나왔다. 우리 차로는 더 이상 접근하기가 힘들 것 같았다. 이런 곳에서 욕심내기 없기. 포기할 것은 포기하자. 주변에 아무도 없어서 좀 무서운 데다가 호기심에 더 가다가 자동차에 펑크라도 나면 정말 큰일이다. 그리고 날이라도 어두워지면... 상상만 해도 고개가 절레절레... 안된다. 항상 안전이 우선... 특히 미국은 인터넷이 안 터져서 도움을 구할 수도 없다.
우리는 더 이상의 접근을 포기하고 집으로 다시 방향을 바꾸었다. 영화에서나 보던 모래사막을 멀리서나마 보는 것이 신기했다. 저기 간다면 정말 나 홀로 사막에 뚝 떨어진 기분을 느낄 듯...
모하비 사막... 을 잘 통과했다. 모하비 사막을 통과하고 이제 집으로 향했다.
집에 와서 나는 미지의 장소, 신비의 장소, 우리가 비포장도로로 인해 접근하지 못했던 켈소 던스(켈소 듄)를 검색해보았다. 켈소 던스(켈소 듄)라는 이곳이 나름 유명한 사막이었다. 밤에는 별도 잘 보이고, 꼭 봐야 할 사막이고 하는 정보를 집에 와서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리고 또 하나 알게 된 장소는 영화 바그다드 카페(Bagdad Cafe) 촬영 장소였다. 집으로 향하는 길에 영화 바그다드 카페 촬영지를 지났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된 것이다. 실제실제 운영되는 카페이고 우리가 지나온 동선상에 위치해 있어서 충분히 들릴 수 있었는데 참 아쉽다. 여행 가기 전에 공부를 안 한 대가이다.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나름 명작이라고 하는데 기회가 되면 영화를 보고 싶다.
이번 여행을 계기로 다음 여행부터는 공부를 하게 된다. 그런데도 여행 후에는 항상 아쉬움이 남았다. 공부는 항상 모자랐다.
여행 가기 전에는 정말 가야 하나 하는 마음 반, 기대 반이었는데 정말 잊지 못할 여행이었고 답답했던 마음도 뻥 뚫렸다.
그랜드캐년에서 보았던, 너무 넓어서 눈에 다 담아지지 않았던 무한 공간이 생각난다. 핸드폰만 들여다보던 내 눈이 편안함을 얻었을 것이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로드트립을 안전하게 마친 것이 감사하다. 처음 로드트립을 계획하며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해보지 않은 일이었기에.... 더군다나 코로나 상황. 호텔은 안전할까? 호텔에서 손잡이며, 테이블을 소독제로 닦아가며 조심조심. 거대한 대자연앞에 항상 조심조심 .당시에 그랜드캐년에서 떨어진 대학생 사건이 있었기에 나는 아이들에게 항상 조심해라. 욕심내지 마라를 외치며 여행했다. 나중에는 아이들이 나를 걱정할 때도 있었다.
또 감사한 것은 그랜드캐년이라는 세계적인 여행을 우리 차로 달리며 저렴하게 여행했던 것이 감사하다.
밥통을 가지고 다니며 호텔에서 밥을 지으라는 지인의 얘기가 꿀팁이 되어 저녁에는 호텔에서 밥을 지어 예약하고 다음 날 하루 종일 그 밥을 먹었다. 밑반찬은 집에서 마련해갔다. 반찬은 김, 멸치볶음, 김치, 진미채 볶음이었다. 국립공원을 다니며 막상 사 먹을 곳이 없었고, 식당 찾아다니면 시간낭비도 심하기 때문이다. 반찬이 떨어졌을 때는 참기름과 간장에 맨김을 찍어먹어도 정말 맛있었다. 아이들은 내가 싸주는 참기름간장 김밥을 마치 새처럼 받아먹었다. 다 먹으면 아~ 입어 넣어주기가 바빴다. 우리 남편은 우리의 여행을 헝그리 여행이라고 한다.
이번 여행을 계기로 여행에 대해서 경험을 쌓았다. 처음에 블로그를 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었지만 우리의 여행이 다른 누군가의 여행에 아주 작은 참고라도 되기를 바라면서 블로그를 쓰기로 했고 2년이 지난 여행을 차근차근 올리고 있다.
글을 쓰며 우리 가족의 여행이 기억에서 기록이 되는 것도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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